AI 투자 실험실, 지금까지 한 일과 앞으로 할 일

AI 투자 실험실을 시작할 때는 막연하게 “투자 데이터를 직접 만져보면 뭔가 보이지 않을까?” 정도의 생각이었다. 최종적으로는 자동매매까지 확장해보고 싶다. 하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먼저 필요한 것은 주문 API를 붙이는 일이 아니라 데이터를 모으고 기준을 검증하는 일이었다.

자동매매를 하려면 먼저 정해야 할 게 많았다. 어떤 데이터를 볼 것인지, 어떤 종목을 먼저 관찰할 것인지,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걸러낼 것인지, 그리고 그 기준이 실제 데이터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자동매매 자체보다, 그 앞단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과 기준 검증에 집중했다.

이번 글은 지금까지 해본 작업을 한 번 정리하고, 앞으로 AI 투자 실험실을 어떤 흐름으로 가져갈지 큰 그림을 잡아보는 기록이다.

지금까지는 데이터 기반을 만들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데이터를 읽는 일이었다. 처음부터 실제 API를 바로 붙이면 인증, 응답 포맷, 오류 처리 같은 것들이 한꺼번에 튀어나올 것 같아서 샘플 CSV부터 시작했다.

일봉 데이터에서 필요한 기본 컬럼은 단순하게 잡았다. 날짜, 시가, 고가, 저가, 종가, 거래량 정도면 첫 실험은 가능하다고 봤다. 그래서 샘플 CSV를 읽고, 필수 컬럼이 빠졌을 때 에러가 나도록 하고, 날짜와 숫자 타입도 정리했다.

그다음에는 한국투자증권 KIS API를 붙였다. access token 발급부터 시작해서, 특정 종목의 일봉 데이터를 조회하고 CSV로 저장하는 흐름을 만들었다. 이후에는 여러 종목을 한 번에 수집할 수 있도록 배치 수집 스크립트도 추가했다.

종목 수를 늘리다 보니 API 호출 제한도 만났다. 초당 거래건수 제한에 걸리면서 일부 종목 조회가 실패했고, 그래서 요청 간 대기와 재시도 로직도 넣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데이터를 가져오는 것도 생각보다 중요한 기반 작업이라는 걸 느꼈다.

criteria v0를 만들고 실제 데이터에 적용해봤다

데이터를 가져온 다음에는 기준이 필요했다. 단순히 CSV 파일만 쌓아두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래서 가격 흐름, 거래량 변화, 변동성을 기준으로 관심 후보를 걸러보는 criteria v0를 만들었다.

처음 기준은 단순했다. 가격 흐름이 크게 나쁘지 않고, 최근 거래량이 평균보다 늘었고, 고저 변동폭이 과하지 않은 경우를 관찰 후보로 남겨보자는 생각이었다.

코드로는 기간 수익률, 최근 거래량 비율, 고저 변동폭을 계산했다. 그리고 이 값을 기준으로 가격 흐름, 거래량 변화, 변동성 수준을 분류했다. 마지막으로 criteria v0 기준에 부합하는지도 평가했다.

처음에는 단일 CSV로 확인했고, 이후에는 샘플을 3개, 10개, 20개까지 늘려봤다. 그런데 결과는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았다. 20개 샘플을 돌려도 criteria v0 기준에 부합하는 것은 없었다.

종목만 보니 시장 흐름을 놓쳤다

처음에는 criteria v0의 변동성 기준이 너무 보수적인가 싶었다. 실제로 고저 변동폭 5% 미만이라는 기준은 강한 장세에서는 거의 작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변동성 기준과 거래량 기준을 여러 조합으로 바꿔보는 실험도 했다. 변동성 기준을 5%, 10%, 15%, 20%, 30%, 50%, 70%로 바꿔보고, 거래량 기준도 1.5배, 1.2배, 1.0배로 낮춰봤다. 그런데 기준값만 감으로 키우는 건 찜찜했다.

그러다 빠진 부분이 보였다. 지금까지는 개별 종목만 보고 있었고, 같은 기간 KOSPI가 얼마나 움직였는지는 따로 보지 않았다.

그래서 KOSPI 지수 데이터도 수집했다. 같은 기간 KOSPI는 기간 수익률 26.88%, 고저 변동폭 32.51%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만 보면 모두 변동성이 높아 보였지만, 시장 자체도 꽤 크게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KOSPI와 비교해보니 해석이 달라졌다. 20개 샘플 중 10개는 KOSPI보다 변동폭이 컸지만, 나머지 10개는 오히려 KOSPI보다 변동폭이 작았다. 이 결과를 보고 “절대 변동폭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만드는 것은 매매 기준이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지금 만드는 criteria는 바로 매수하거나 매도하기 위한 기준이 아니다. 지금 단계의 기준은 전체 종목 중에서 추가로 살펴볼 만한 관찰 후보를 줄이기 위한 1차 필터에 가깝다.

흐름으로 보면 이렇다.

전체 종목 -> 가격·거래량·시장 기준으로 1차 필터링 -> 관찰 후보 -> 추가 분석 -> 투자 판단 -> 매매 계획 -> 실제 매매 여부 결정

지금 AI 투자 실험실은 이 흐름 중에서 앞부분을 만들고 있다. 어떤 데이터를 볼지, 어떤 기준으로 후보를 줄일지, 그 기준이 실제 장세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는 단계다.

자동매매가 최종 목표이긴 하지만, 지금은 주문을 자동화하는 단계가 아니다. 자동매매에 들어가기 전에 필요한 데이터 수집, 기준 검증, 시장 비교, 리스크 구조를 하나씩 만드는 중이다.

앞으로의 큰 방향

앞으로의 방향은 크게 몇 단계로 생각하고 있다.

첫 번째는 데이터 수집과 요약 구조를 더 안정화하는 것이다. 지금은 종목 일봉 데이터와 KOSPI 지수 데이터를 가져오고, 가격 흐름과 거래량, 변동성을 요약하는 구조까지 만들었다. 앞으로도 이 기반은 계속 다듬어야 한다.

두 번째는 관심 후보를 걸러내는 criteria를 개선하는 것이다. criteria v0는 첫 실험용 기준이었다. 이제는 KOSPI 대비 수익률과 시장 대비 변동성도 함께 보면서, criteria v0.1 후보를 만들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세 번째는 AI 해석을 붙이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AI가 직접 종목을 판단하는 구조는 아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분석 결과를 AI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고, AI가 기준 미충족 이유를 요약하거나 criteria 개선 후보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활용해보고 싶다.

네 번째는 기준 버전 관리다. criteria v0, v0.1, v0.2처럼 기준이 늘어나면 코드 안에 숫자를 계속 박아두기 어렵다. 언젠가는 기준값을 설정 파일로 분리하고, 여러 버전을 비교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할 것 같다.

다섯 번째는 다른 기간에서도 검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강한 상승장 구간의 데이터가 많이 반영됐다. 기준이 특정 장세에만 맞는지 확인하려면 상승장, 횡보장, 하락장에 각각 적용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검증이 쌓이면 모의매매와 자동 실행 구조를 검토할 수 있다. 장 마감 후 데이터를 수집하고, 기준을 적용하고, AI가 요약한 결과를 사람이 확인하는 반자동 구조부터 시작하는 게 현실적일 것 같다.

AI는 어디에 들어갈까

AI 투자 실험실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지금까지 코드 안에서 AI가 직접 종목을 고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은 AI를 붙이기 전에 필요한 데이터와 기준을 정리하는 단계에 가까웠다.

하지만 앞으로는 AI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써볼 생각이다. 다만 AI에게 바로 매수나 매도 결론을 맡기는 방식은 아니다. 먼저 AI가 실험 결과를 해석하고, 기준의 문제점을 찾고, 다음 criteria 후보를 제안하는 역할을 해보게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 criteria v0가 왜 모두 미충족으로 나왔는지 요약하기
  • KOSPI 대비 변동성이 큰 샘플과 작은 샘플을 나누기
  • 거래량 기준이 너무 빡빡한지 설명하기
  • criteria v0.1 후보를 몇 가지 제안하기

AI가 정답을 정하는 구조가 아니라, AI가 실험 결과를 읽고 다음 실험 방향을 제안하는 구조다. 최종 판단은 사람이 하고, 그 기준은 다시 코드로 검증하는 방식이 더 맞다고 본다.

지금 위치

지금까지 해본 것을 기준으로 보면, 현재 위치는 데이터 수집과 criteria v0 검증을 지나 KOSPI 기준 비교까지 온 상태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하지만 적어도 이제는 프로젝트의 방향이 조금 더 선명해졌다. 단순히 “자동매매를 만들어보자”가 아니라, 자동매매에 들어갈 수 있는 판단 기준과 검증 구조를 먼저 만드는 흐름이다.

다음에는 시장 대비 변동성을 기준으로 볼 수 있는 실험을 해볼 생각이다. KOSPI 고저 변동폭보다 얼마나 더 큰지, 혹은 KOSPI 변동폭의 몇 배 이내인지 같은 기준을 후보로 놓고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보려고 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criteria v0.1 후보를 만들고, 이후에는 AI가 이 기준 개선 과정에 어떻게 들어올 수 있을지도 실험해볼 수 있을 것 같다.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개인적인 개발 실험 기록입니다. 본문에 등장하는 데이터 수집, criteria, KOSPI 비교 내용은 투자 판단을 위한 보조 실험이며, 특정 종목에 대한 매수·매도 추천이나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판단은 반드시 본인의 기준과 책임에 따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Scroll to Top